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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건을 지향하다. /삶의 방향을 바꾸다.지구 생각 2019. 11. 22. 21:26
#1. 비건의 삶을 지향하다.
고등학생 때 국어 선생님께서 '햄버거 패티의 비밀'이란 지문 글을 보여주셨다. 지금으로 치자면 '도축장의 불편한 진실'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데, 그 당시 받았던 충격이 매우 컸다. 친구들과 햄버거를 먹지 않기로 결의(?)하고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햄버거를 최대한 햄버거를 기피해왔다.
환경에 대한 관심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고, 먹거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와중에 오랜만에 동생을 만났고, 동생은 남친과 함께 비건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.
"나도 요즘 비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." 라고 동생에게 말을 했는데,
' 아니 왜 관심만 가져, 바로 실천을 하지!!!'라는 생각이 번뜩였고, 변화를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졌다.
그 날은 2019년 11월 16일 토요일이었고, 17일에 '아무튼 비건'을 읽기 시작하고, 18일 식단부터는 '육고기'를 먹지 않기로 다짐했다.
#2. 육고기 먹기를 멈추다.
채식을 시작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지만, 방법과 구체적인 제한 음식의 범위를 잘 몰라서 일단 '육고기'(닭, 소, 돼지, 오리 등)를 먹지 않는 것으로 시작을 했다.
엄마가 보내주신 제철 무, 마트에서 구입한 부추, 가지, 두부, 애호박, 표고버섯으로 반찬을 해 먹었다.
가지밥을 해 먹고, 가지구이를 했다. 부추 무침과 무생채는 양을 많이 해서 일주일을 먹었다. 버섯은 원래 좋아하는 편이어서 종류별로 항상 안 떨어지게 구입해 놓아야겠다.
점심 식사가 문제였는데, 직장 식당 메뉴가 생각보다 고기 위주였다는 것을 깨달았다. 채식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바꾸고 나서 보니, 균형 잡힌 식단이라고만 믿었던 메뉴들이 '친환경'적이진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. 어떤 날은 김치를 제외한 모든 메뉴에 종류가 다른 육고기가 들어가 있어 뜨악하기도 했다.
#3. 도시락을 구입하다.
도시락을 샀다.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내가 정하고, 내가 준비한다.
번거롭고 피곤한 일일 수 있지만, 편하게 살자고 피할 수 만은 없다.
지구에 무언가 하나 도움 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. 10년이 넘은 직장생활로 권태가 찾아오고, 무기력증이 바닥을 치던 날들이었는데, 채식에 대한 관심으로 에너지가 많이 생긴다.
#4. 기록을 남기다.
채식에 대한 나의 행동과 생각, 몸의 변화들을 기록하고 싶어서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개설하였다.
사회 구성원의 10%이상이 어떤 생각을 지지하면 나머지 구성원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, 반향이 커진다고 한다. 나도 그 10%에 일조하고 싶다.
-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서
- 동물 복지를 위해서
- 나의 건강을 위해서
#5. 약 2주간의 결과
- 육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. 수육, 소세지 등을 보면 동물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해서 힘들다.
- "채식해서 피곤한거 아니야?"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된다.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고, 부정적인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, 아침에 훨씬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.
- 오후 2-3시에 잠이 쏟아지는 날이 많고 퇴근 후에 기력이 없어서 널부러져 있는 날이 많았는데 2주동안 오후에 잠이 거의 오지 않았다. 퇴근후에는 스트레칭을 하고 저녁을 먹고 도시락을 준비하는 루틴을 만들어 가고 있다.
- 2주차 수요일에 요리하기가 귀찮아서+ 채식만두가 배송온 기념으로 라면과 채식만두를 먹었다. 그 다음날인 목요일 오후에 잠이 너무 쏟아지고 피로했다.
- 2주차 초반까지 가스가 많이 차고, 한 번은 배가 갑자기 빡 아파서 화장실을 갔다.
- 밀가루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하고 최대한 줄여나가야겠다.
- 읽을 책이 많아서 감사하고, 보고싶은 다큐와 영상이 넘쳐남에도 감사하다. 지치지 않게 오래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 나가야겠다.
- 약속 잡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. 가족 모임에서 소고기 얘기가 나와 채식을 시작했음을 알려 해산물 쪽으로 모임 장소를 정했다. 친구들 모임에서도 코스 요리 얘기가 나와 육고기를 끊었음을 알리고, 여러 메뉴가 나오는 레스토랑으로 장소를 변경했다. 또 다른 친구가 핫한 카페 겸 베이커리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, 불편함이 좀 생겼다. 밀가루를 아직 완전하게 끊지는 못했으니 내 생활 속에서 밀가루를 금하고 줄여나가되, 바깥 모임에서는 조금 먹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.
- 같이 사는 사람이 육류를 좋아하고 자주 먹으니 좀 괴로우나, 그것 또한 방법이 생기리라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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